수위소설

모래 위를 걷다가 난 수위소설 검은 바위 하나를 발견했다. 크기
는 내 허벅지 정도까지 올라오고 넓이는 내가 드러누울 수 있을만큼
펑퍼짐했다. 그 아래에는 바위에 짓눌린 아스팔트의 흔적이 남아있었
다. 흔적만 남은 그 아스팔트 조각을 제외하면 역시나 근처의 바닥은
검은 모래로만 뒤덮여 있는 셈이었다.

사실 지금 나의 다른 어떤 부분에 대해서도 알고 싶지 않다. 아주
간단한 것, 그러니까 그저 나의 이름을 알고 싶을 뿐이고, 왜 이런 곳
에 널부러져 있는지만 알고 싶을 뿐이다. 그러나 나는 그 답을 얻지
못했다. 그런 간단한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는 내가 한심스러웠다.

쉰다는 말과 안정이라는 단어가 나에게 주는 수위소설 나는 나도 모르
게 웃어버렸다. 사방이 검은 모래로 둘러싸여있고 비라도 올 것처럼
하늘에 구름이 짙게 깔려 있으며, 멀리 전쟁의 폐허가 되어버린 도시
가 있는데 안정이라는 것을 취할 수 있을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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